농식품부 우리밀 홍보…뒤로는 ‘호박씨’
-한해 생산량 달하는 재고 물량, 우리밀 자급률 상향은 언제쯤-

정부가 식량자급률 향상을 목표로 우리밀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즉시 관세철폐 대상에 밀도 포함돼 있어 값싼 수입산 밀과 비교해 가격경쟁력이 낮은 우리밀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은 펴지 않고 있어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 수입밀, 한해 수입량 늘고 가격은 떨어지고…
우리나라가 한해 평균 수입하는 밀은 200만톤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에 반해 자급률은 0.25%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관세청이 발표한 ‘2012년 3월 농축수산물 수입가격 동향’에 따르면 밀(제분용)은 1kg 당 367원으로 전월대비 6.8%, 전년동월대비 13%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량은 20만2548톤으로 집계됐다.

이어 밀가루 완제품은 kg당 624원으로 전월과 비교했을 땐 4.4%가, 전년동월대비 12.3%가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3월 한 달간 총 수입량은 1956톤이었다.
이를 종합해보면 올 한해 밀가루 수입량은 250만톤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지난해 밀 수입량은 470만3654톤을 기록한 반면 자급률은 0.25%에 불과했다.

이에 농림수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2015년까지 밀 자급률을 1%에서 10%로 상향조정하고 계약 재배 면적을 2011년 1만3000ha에서 2015년 5만3000ha, 2020년 9만7000ha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농식품부는 우리밀 소비를 늘리기 위해 지난달 우리밀 자조금 2억3200만원을 신규 조성하고 사단법인 국산밀산업협회와 함께 공익광고, 우리밀의 날 등 다양한 홍보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전에는 국산밀의 수요량에 비해 생산량이 부족했으나 현재는 역전돼 생산량은 많으나 소비는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라며 “자조금은 소비촉진 노력의 일환으로 조성된 것으로 민간차원에 그 권한이 있으며 사업계획서 검토 후 지원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고 밝혔다.

◇ 국산밀, 재고만 한해 생산량 달해
국내로 들여오는 대다수의 수입밀은 미국산과 호주산이다. 이들 수입밀의 기본관세는 1.8%였으나 한미 FTA 발효로 인해 이마저도 없어진 상황이다.

국산밀산업협회에 따르면 우리밀은 40kg 당 3만6000원(도매가격)으로 수입밀과 비교해 대략 4배 더 비싸다. 재배면적은 지난 2005년도에는 2395ha였으나 2006년 1738ha로 감소한 이후 2008년에는 2549ha, 2009년에는 두 배에 가까운 5067ha로 크게 늘었다. 올해는 1만4454ha로 집계됐다.

이어 전국 생산량은 2010년도에는 3만2000톤, 2011년도에는 4만102톤으로 이중 기업수매는 95%를 차지하는 3만8600톤 가량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재고량은 3만9000톤에 달해 한해 생산량이 그대로 재고로 쌓이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다.

국산밀산업협회 관계자는 “정부에서 밀의 자급률을 높이려는 노력 이후 수치상으로는 나아지고 있으나 지역별로 재고가 많이 남아있는 상황이다”라며 “소비촉진이 이뤄져야 올해 6월 수확을 앞둔 물량에 대한 수매가 결정되고 연계해서 10월 파종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가격적인 부분에서 수입밀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라며 “회원사들이 자체 재고 문제로 수매약정이 감소추세에 있어 군납이나 학교급식 등을 통한 우리밀 소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우리밀 사업이 가격경쟁력을 낮추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국민들의 지갑열기에만 혈안이 돼 있는 사이 소비자들은 높은 장바구니 물가에 값비싼 우리밀을 외면하고 있다.
주부 안승미(42세)씨는 “장을 볼 때는 항상 필요한 물품을 미리 메모해두고 구입을 하는 편”이라며 “한 푼이라도 더 저렴한 제품에 손이 가기 마련인데 우리밀로 만든 밀가루나 가공식품들이 몸에 좋다고는 해도 너무 비싸 망설여지게 된다”고 말했다.2012.4.13/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