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러시아·동남아 등 진출 활발
- 실효성 있는 정부 정책지원 지적도
  
[이데일리 박정일·한규란 기자] 대우인터내셔널, 현대중공업, 삼성물산, STX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곡물 자원 사업을 위해 국외로 눈을돌리고 있다. 여기에 최근 세계 곡물가격 급등과 식량 안보 차원에서의 정부의 지원책 등이 더해지면서 국내 대기업들의 국외 곡물 자원 확보 경쟁은 더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 미국·러시아·동남아 등 진출 활발
  
9일 농림수산식품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시작된 해외농업 개발사업은 작년 말 기준 20개국에 85개 기업이 진출해 총 4만2300헥타아르(ha)를 개발하고 17만700톤의 곡물을 생산·유통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 중에서는 대우인터내셔널이 작년 인도네시아 팜유(야자유) 농장 개발 전문업체를 인수하고 오는 2015년까지 3만6000ha 규모의 농장 개발을 추진 중이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외에도 캄보디아와 러시아에서도 식량자원 생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올해에는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아프리카 시장에도 진출하는 프로젝트를 마련 중에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에서 현대자원개발이 위탁운영하고 있는 현대하롤농장 전경.현대중공업도 지난 2009년 현대하롤농장에 이어 작년에는 3년간 13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으로 6700ha 규모의 영농법인 ‘현대미하일로프카농장’을 설립했다. 해당 공장에서는 올해 콩 4000톤과 밀 2000톤, 귀리 1000톤 등 총 7000톤의 곡물을 생산할 예정이다. 하롤농장에서는 2010년부터 콩과 옥수수 등 7800여 톤의 곡물을 생산 중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두 농장을 합쳐 1만6000톤 가량의 콩, 옥수수, 밀 귀리 등을 생산할 예정”이라며 “이번 영농사업 확대로 약 70%에 달하는 해외 곡물 수입의존도를 크게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삼성물산과 LG상사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과 서부 칼리만탄 스카다우에 각각 2만4000ha와 1만6000ha 규모의 팜 농장을 운영 중이다. STX도 오는 10일 미국 워싱턴주 롱뷰항에 지은 곡물터미널을 개상하고 곡물 유통 및 운송 사업에 뛰어들었다.
  
  

◇정부도 3년 전부터 사업 개시…업계 “실효성 있는 지원책 필요”
  
정부도 이에 발맞춰 지난 2008년부터 해외농업개발에 나서는 민간기업에 금융과 기술정보 등을 지원하는 해외농업개발사업을 시행하고 있다.이와 관련, 농림수산식품부는 올해 해외농업개발사업에 320억원을 투입해 융자사업에 300억원, 인프라 구축에 20억원의 예산을 각각 배정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올해 이상기후 등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곡물자급률 제고를 위해 더 적극적이고 실효성 있는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날 농협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7  
월 초 국제 밀가격(316달러/톤)은 6월 평균보다 15% 올랐으며 옥수수와 콩도 각각 12%, 1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해추진한 해외곡물조달사업을 통한 곡물 수입량은 목표량의 11%인 콩 1만1000톤만 조달했으며 올해도 92만 톤을 목표로 잡았지만, 실적은 전혀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회 입법조사처 자료에 따르면, 2009~2011년 정부 지원을 받은 23개 민간기업은 모두 13만8000여 톤의 곡물을 현지에서 확보했지만, 이가운데 국내로 반입된 물량은 640톤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이 단일 기업 차원에서는 국제 곡물 무역에 참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민간 기업의 국외 진출 노력에 정부의 외교·금융 등 지원이 실효성 있게 이뤄져야 국내 식량 자급률 확보뿐 아니라 국내 농산물 가격 안정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고조언했다.